patience



 

울화통이 터져도


요즘 가장 흔한 병중에 하나가 이른바 울화병(鬱火病)이다. 이는 억울한 감정
이 마음속에 쌓여 불과 같이 폭발하는 상태를 말한다. 즉 쌓이고 쌓인 스트레스로 인해 속에서 치고 올라오는 화의 성질을 가진 증상이다. 마치 뚜껑이 닫혀 있는 주전자에 열을 계속 가할 때 나타나는 반응과 비슷하다. 열려 있으면 분출되지만 견디지 못하면 넘치거나 터지게 된다. 이렇듯 울화란 분출하는 불만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억지로 참는 가운데 생기는 가슴속 병이다.

그런데 이러한 화병은 무엇이 나를 성질 나게 만드는지 원인을 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참아서 찾아 오는 울화 신드롬이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하며, 잠이 안 오고 자신의 감정을 자제하기 힘들다. 밥맛이 없고 때로는 무기력해 지기도 한다. 두통과 눈이 쉽게 피로하며 누군가에게 원인 없이 치솟는 분노 등의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그렇지만 건강진단이나 검사를 해보면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이 울화통이 터지도록 만드는 게 어디 한 두 가지인가. 이래저래 속 썩이는 가까운 사람들이, 친척과 이웃이, 그리고 이런 저런 모임의 하는 일들도 그렇다. 뿐만 아니라 불경기에 페이먼은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잘나가던 지난날을 생각하다 보면 화가 더욱 치밀어 오르게 마련이다. 이처럼 우리의 삶 속에는 좋은 일 보다는 속 태우는 일이 훨씬 많게 되어있다.

그러나 끓어 오르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달래야 한다. 우리는 견딜 수 없게 되었을 때 환경이 변화할 것을 기대한다. 그보다 가장 효과적인 나 자신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점엔 거의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벙어리와 소경이나 마찬가지다. 들어야 할 것은 못 듣고 보지 말아야 하는 것은 보기 때문이다. 보통은 외부적 환경 또는 심리적 문제에 의해 오르내리는 감정변화가 있게 된다. 이를 적당히 조절하기 위해서 이해와 참음으로 그로 인한 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당나라 때 누사덕(屢師德)이라는 신하가 있었다. 그는 아우가 벼슬을 받고 부임할 즈음 이렇게 말했다. "우리 형제가 출세하고 황제의 총애를 받는 건 좋지만 남의 시샘도 더할 텐데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예, 비록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더라도 잠자코 닦습니다." 그러자 형이 말하기를 “내가 염려하는 바가 바로 그것이다. 누가 너에게 침을 뱉은 것은 뭔가 화가 났기 때문이다. 바로 닦으면 더욱 기분을 상하게 할 것이다. 그러니 얼굴에 묻은 침은 닦지 않아도 자연히 마르니, 웃으며 침을 받아 두어야 한다." 이는 타면자건(唾面自乾)이란 고사성어로 자존심을 버리고 참으라는 말이다.

이처럼 인내는 고행이 아니라 내 인격을 높이고 마음을 더욱 살찌게 한다. 태양만 계속 비추면 결국 사막이 되어 버리고 만다. 푸르고 싱싱하게 성장하려면 반드시 궂은 날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다. 참을 수 없이 울화가 터지는 상황이 와도 비켜가야 한다. 소나기가 지나면 맑은 햇빛이 기다리고 있다. 길을 잃어버린 것은 양의 실수다. 그러니 양치는 목자를 원망할 일이 아니다.

화병은 몰라서 오는 오해와 다급함이 가져다 준 결과다. 우리의 삶 속에는 순간을 못 참고 그르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부부나 자녀와의 사소한 다툼이나 친척과 이웃간의 단절이 그러하다. 또한 많은 폭력과 자살 사건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올라오는 마음을 인내하며 다스린다면 울화통은 오히려 우리의 새로운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롬 5: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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