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누가 막을까

백구과극(白駒過隙)이란 흰 망아지가 빨리 달리는 것을
문틈으로 언뜻 본다는 뜻으로 세월이 덧없고 짧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세월이 빠르다는 예기는 나이 든 사람이면 쉽게 하는 말이다. 어떤 이는 40대는 40마일로, 50대는 50마일로 간다고 한다. 그러니까 나이가 들 수록 더욱 빠르게 시간이 흐름을 느낀다는 예기다. 시간보다 중요한 것이 또 무엇이 있을까?

생명이 15분밖에 남지 않은 한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한 "단지 15분뿐(Just Fifteen Minutes)"이란 연극이 있다. 그는 20대에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뛰어난 논문에 심사위원들이 격찬하였다. 그의 성공은 어느 누구도 의심치 않았고, 본인도 자신에 넘쳐 분홍빛 미래만이 다가오는 듯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폐암말기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진단이 나오고 3-4일 정도 밖에 못산다는 죽음의 선고가 내려졌다.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가고, 남은 시간이 2일로 줄어들었다.

이때에 그가 누워 있는 병실에 한 통의 전보가 날라왔다. "억만장자인 삼촌이 방금 돌아가셨으니 상속할 사람이 당신뿐이니 속히 와 상속절차를 밟으라" 는 내용이었다. 변호사가 오가고 거액의 유산 상속 소식을 들은 친지들이 쉴 틈 없이 방문했다. 이때 또 하나의 전보가 도착했다. "당신의 학위논문은 개교 이래 가장 훌륭한 논문으로 평가되어 올해의 최우수 논문상으로 선정되었다" 는 것이었다. 이제 마지막 밤을 남겨놓고 있을 때 그가 그렇게도 애타게 기다리던 연인으로부터의 결혼을 승낙한다는 전보가 또 왔다. 3통의 전보들은 그에게 말할 수 없는 기쁨을 주는 내용들이었다. 그러나 그는 전보들을 손에 쥐고 숨을 거둔다는 이야기이다. 돈도 명예도 그리고 사랑도 그의 운명의 시간을 멈추게 할 수 없었다.

우리는 자칫하면 시간이 한없이 기다려 주는 줄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시간과 세월은 우리를 기다리지 않고 꾸준히 흘러간다. 아침이면 변함없이 해가 뜨고 저녁이면 어두워진다. 이러한 것을 카렌다 시간 이라고 부른다. 즉 천문적시간으로 지구가 자전하며 태양을 도는 관계를 말한다. 이것을 기준으로 나이 가 몇 살 먹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의 시간은 생물학적 시간으로 모든 생물 몸 속에 있는 Biological Time을 일컫는다. 그래서 기러기가 추워지면 옮겨가고 연어가 이동하여 알을 까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낳고 죽고 하는 시간들이 바로 이 시간이다.

그러니까 나이를 먹는 것이 우리의 시간이 아니다. 바로 이 생물학적 시간이 진정한 우리들이 살아가는 시간인 것이다. 그래서 나이가 50이 훨씬 넘었어도 40대같이 젊고 건강하게 산다면 그 사람의 진짜 나이는 40대라고 말 할 수 있다. 카랜다 시간이 남의 시간이고 숫자에 불과하다. 건강상태를 말하는 생물학적 시간이 진정 내가 이세상에 살 수 있는 나의 시간이다.

그런데 여기에 주목해야 할 중요한 시간이 하나 더 있다. 우리의 시간은 언젠가는 죽어야 한다는 제한이 있지만 그 시간은 영원하다. 성경에서 말하는 구원이라고 하는 것은 제한된 시간에서 그곳으로 옮겨가는 것을 말한다. 가을을 누가 막으며 봄을 누가 붙잡아 둘 수 있단 말인가. 세상에 사는 세월은 쏜 살같이 지나가는 잠시 잠깐의 시간이다. 태양이 한발을 물러나면 얼어 죽을 것이고 한 발작 다가오면 타서 멸망할 인류가 아닌가. 세상에 사는 동안에 구원의 시간으로 옮겨 사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이 곧 세월을 막는 유일한 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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